Q. 로이스 님! 플렉스웍에 와주셔서 감사해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30년이 조금 넘게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분야에서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는 로이스 김입니다. 모토로라, 릴리, 구글코리아와 구글 미국본사를 경험했고, 작년 9월에 한국에 들어와서 지금은 한국 제약회사의 브랜드총괄 Chief Brand Officer(CBO)로 있습니다.
Q. 50대에 실리콘밸리에서 커리어를 새롭게 시작하셨잖아요. 그때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었나요?
A. 가장 큰 변화는 단연 언어였어요. 구글 미국본사에 제가 직접 제안해 만든 새로운 팀이었기에 모든 것이 낯설고 처음이었죠.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동료, 그리고 적지 않은 나이에 시작하는 새로운 도전을 주변에서는 걱정했지만 정작 제가 가장 두려웠던 건 '영어로 일한다는 것’이었어요.(웃음)
Q. 요즘 회사 사정때문에 퇴사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로이스 님도 레이오프를 경험하셨는데, 그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 가장 어려웠던 건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는 일이었어요. 16년 넘게 구글에 몸담으며 사내외에서 누구보다 ‘구글리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고, 구글의 문화와 가치를 진심으로 좋아했으며 그 가치를 실현하는 역할을 자발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정말 예상 밖이었어요. 조직의 결정임을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감정은 쉽게 따라오지 않았어요. 왜 나를? 왜 우리 팀을? ’Why me?’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Q. 이후 어떻게 일상과 멘탈을 잡을 수 있었나요?
가장 먼저 한 건 일상을 다시 채우는 일이었어요. 바쁘게 살아온 저에게 텅 빈 캘린더는 견디기 힘들었거든요.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느낌, 내가 쓸모 없어진 것 같다는 감정이 가장 힘들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스케줄을 채우기 시작했죠. 평소 해보고 싶었지만 일하느라 못 했던 일들을 리스트업했어요.
트레이더 조에서 일하기, 스타벅스 바리스타, 리프트 운전사, 펫시터처럼 고객과 직접 만나는 일들이었고, 그렇게 저는 실리콘밸리의 알바생이 됐어요. 1년 반 동안의 이 시간을 저는 ‘갭이어’라고 부르는데, 이 경험이 레이오프의 충격을 회복하고 제 커리어를 다시 시작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어요.